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NYANG PUBLIC AR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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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션

<4 세션>은 작가 브로디 콘돈이 한국의 무형문화재 장인, 예능인, 무속인, 안양예고 전통무용과 학생들, 게슈탈트 심리치료사들과 함께 만든 4채널 비디오와 설치 작품이다. 제작 과정만 놓고 보면 이 작품은 퍼포먼스에 가깝다. 한 장소에 사람들이 매체가 되어 특정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발생하는 상황 자체를 시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물인 비디오를 보면 언뜻 인물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특정 주제에 대한 해석 보다는, 개인의 캐릭터, 캐릭터 간의 교류, 내면 세계의 발현에 집중한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비디오가 인물의 스토리텔링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작품이라는 틀 속에 배치된 개인들은 동시대의 한국 사회를 반영하고, 전통적인 가치관이나 사회에서 유통되는 문화 요소들을 유효하게 하는 코드로만 작동한다. 그리고 이렇게 작동된 심리적 정황이나 신체적 변화의 현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화면과 음성은 ‘자아의 세계’를 탐구하는 인류학 에세이로 귀결된다.

4회 APAP는 브로디 콘돈의 과거 작품들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공공을 보다 폭넓게 수용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작가는 과거 작품들에서 사이버 스페이스, 라이브 액션 롤 플레잉(LARP), 심리 치료 등과 같은 대중 문화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해왔다. 작가가 작품의 프레임으로 선택한 이 요소들은 현대 사회가 허구적 현실, 판타지 세계, 그 속의 자아를 대하는 태도를 들여다보는 돋보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선택된 틀 속에 모인 사람들은 무언가를 행하고, 작가는 이것을 기록한 비디오를 작품으로 만든다. 이와 같은 관심의 연장선에서, 작가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미학적 가치를 지키며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특정 분야의 전문 직종인 혹은 예술인들로부터 새로운 작업의 단초를 발견한다.

<4 세션>에 모인 중심 인물들은 무형문화재 30호 악기장 임선빈, 무형문화재 경기 24호 나전칠기장 김정렬, 무당 이해경, 무형문화재 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이다. 네 명의 전통 문화인들은 네 명의 전문 심리치료사와 함께 작가가 임시로 조성한 ‘현장’에 초대되는데, 이 현장에는 그들이 아주 특별하게 생각하는 오브제인 대북, 외줄, 나전칠기 찬합도 같이 놓인다. 세션 별로 이루어진 대화는 바로 이 하나의 오브제로부터 시작된다. 물론, 특정 줄거리를 위한 대화가 아니기에, 화두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그에 따른 개인의 심리 상태나 행동 방식은 끊임없이 변주한다. 각 세션 별 성격에 맞춰 초대된 심리치료사들은 가족 관계, 어린이나 청소년 심리, 전통적 심리 치료로서의 무속의 기능 등 각자의 전문분야를 갖고 있는데, 작가는 이들에게 특별히 게슈탈트 대화법을 주문한다.

<4 세션>에서 게슈탈트 대화법은 마치 엔진처럼 퍼포먼스를 작동시킨다. 게슈탈트 이론은 신체와 정신, 환경과 개인의 욕구를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것으로 본다. 이에 기반한 대화는 여기에 있는 존재를 지각하고 현재 시점에 집중하여 개개인의 심리적 변화나 신체적 현상을 표출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런데 이 변화와 현상이 언어로 표출되면, 그 표현은 추상적이고, 압축적이며, 운율이 있는, 그래서 신선한 시어로 전환된다. 한 외국인 작가의 개입을 통해서 완성된 문화 유산은 안양에서 현대 미술로 만나 완전히 낯설게 변한다. 이렇게 우리 안에 있는 이질성과 거리감을 확인하고, 주변의 세계를 더 다각적으로, 더 정교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하게 된다. 

브로디 콘돈 Brody Condon

가상의 공동체와 환경을 조성하여, 그 안에서 사람들 간에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퍼포먼스를 기록하는 작가. 뉴에이지와 반(反)문화에 대한 경험, 그리고 게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동시대 문화에 빈번히 나타나는 환상과의 자기동일시를 작업의 화두로 삼는다. 해머뮤지움(로스앤젤레스), MoMA(뉴욕), 뉴뮤지움(뉴욕) 등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최근 영국 작가 크리스틴 볼랜드와 협업한 작업으로 에딘버러 아트 페스티벌(2013)에 참여했다. 

장인: 무형문화재 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무형문화재 경기 24호 나전칠기장 김정렬, 황해도 만신 이해경, 무형문화재 30호 악기장 임선빈
출연: 나전칠기 전수자 김정효, 안양예술고등학교 전통무용과 김아영, 박현주, 방소영, 안시연, 이세린, 이수아, 지다영
심리치료사: 안경숙, 오진미, 정승환, 조은영
촬영감독: 폴 신, 조단 레비
촬영보조: 천은호
음향녹음: 김상운
프로덕션 매니저: 레슬리 영
프로덕션 보조: 감윤경
현장지원: 이미래
자문 및 도움: 김정규, 박애경, 임동국, 정혜신


브로디 콘돈, <4 세션>, 2014, 4채널 영상, 각 102분, 컬러, 사운드; 장인들이 제작한 대북과 나전칠기 찬합.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커미션.

김중업박물관 어울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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