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NYANG PUBLIC AR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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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장, 예술의 유익함을 생각하는 예술위원회

4회 APAP가 진행한 작품 보존·관리 프로젝트는 기존 작품의 보존, 보수, 이전 또는 철거를 진행한다는 기술적 측면 이외에도, 공공예술작품의 제작 의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작품의 새로운 의미를 지속적으로 생성한다는 공통가치를 구현한다. 4회 APAP가 초대한 그라이즈데일 아츠는 작품 보존·관리 프로젝트의 바로 이러한 목표를 확장하여 추구한다. 이들은 기존 공공예술작품에 부족했던 기능을 보완하거나, 기존 작품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아예 다시 설계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과 연계한 워크숍을 기획하며 제작의 결과물을 유통하는 공간을 구성하기도 한다.

잉글랜드 중부 지역의 컴브리아 로손 파크에 기반하는 그라이즈데일 아츠는 4회 APAP를 위해 <공동의 장, 예술의 유익함을 생각하는 예술위원회>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APAP의 기존 작품 중 리암 길릭의 <안양광장을 위한 사회적 구조물의 제안>(2007)을 개선하고, 철거 예정이었던 플라잉시티의 <미로 언덕>(2006)을 대체하는 놀이터를 설계하며, 커뮤니티의 자생적 운영을 위한 <정직한 안양 상점>의 초석을 다져 놓는다.

평촌에 위치한 <안양광장을 위한 사회적 구조물의 제안>은 2회 APAP의 커미션으로 영국의 리암 길릭이 제작한 작품이다. 애초에 이 작품은 사회적 광장이라는 잠재적 구조인 동시에 휴식 공간으로 의도되었으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용객들의 평가를 받았다. 그라이즈데일 아츠는 이런 평가에 직면하여, 리암 길릭과의 공조를 통해 단순하면서 구체적인 방식으로 작품의 용도를 보충한다. 시공 단계에서 노면과 작품 사이에 의도되지 않은 단이 제작되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 하에, 작품으로의 진입로를 만들어주는 화강암 계단을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이 작지만 실용적인 변화는 생활 환경과 생애주기에 편입된 예술이 계속해서 진화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가고자 하는 본 프로젝트의 목적을 상징하는 단면이다.

<공동의 장, 예술의 유익함을 생각하는 예술위원회>는 두 번째 장에서 놀이터 <미로언덕>을 부분적으로 철거하고 재설계하여 <야외 공동의 장>을 선보인다. 플라잉시티가 제작한 이 작품은 안양예술공원 내 어린이 방문객을 위한 유일한 놀이시설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나, 시설물이 낙후되고 놀이터 시설의 안전법규가 변경되면서 철거가 결정된다. 그라이즈데일 아츠는 이 작품을 완전히 철거하기보다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공간으로 재구성하기로 한다. 기존의 기반 구조와 벽돌 조적을 적절히 활용하여 유기적인 질서가 돋보이는 정원과 벤치를 구성함으로써,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휴식처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의 기능을 포괄한다. 여기에 특별한 놀이 방식 없이도 모래로 무언가를 만들고 부순 뒤, 다시 만드는 것을 반복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래놀이터를 추가한다. 영문 제목에 포함된 ‘commons room’은 원래 영국의 기숙학교, 대학 등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공공 기관에서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일종의 거실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라이즈데일 아츠는, 기존의 문화공간에 틈입해 들어간 <정직한 안양 상점>을 통해 공공을 위한 공간이자, 공공재 활용의 구체성을 열어주는 장소를 실험한다. 그라이즈데일 아츠의 구성원들은 공예를 기반으로 작게는 의자, 테이블에서부터 크게는 영국에 위치한 기관의 공간 자체를 직접 만들고 꾸려왔다.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쌓아온 그간의 노하우를 가지고 이들이 구성하는 <정직한 안양 상점>은 각자의 취미 활동이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의 근간이 된다는 생각 하에 기획된 가게이다. <야외 공동의 장>의 스트리트 퍼니처와 동일한 색채 팔레트를 사용한 가판을 제작하여, 여기에서 시민들이 손수 만든 물건을 직접 판매하고 그로써 발생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모두가 예술을 사용합니다’라는 표어를 걸고 있는 이 가게는 4회 APAP의 물리적 공간이 아닌 공공의 가치를 재생산하는 <공동의 장>을 최종적으로 제안하는 셈이다.

4회 APAP의 전시 기간 중에 김중업박물관과 안양파빌리온을 오가던 <정직한 안양 상점>은 전시 종료된 후 안양의 새로운 장소에서 그 활동을 이어가려했다. 하지만 안양 내에서 적합한 장소와 운영 주체를 찾지 못하고, 현재는 서울 통의동의 북소사이어티에서 자리를 잡아 또 다른 생애주기를 지내고 있다.  

그라이즈데일 아츠 Grizedale Arts

영국 북부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로슨 파크를 기반으로 하는 큐레토리얼 프로젝트. 이 지방에서 활동했던 화가이자 예술평론가, 사회개혁자 존 러스킨에 사상적 뿌리를 두고 있는 그라이즈데일 아츠는 예술의 활용가치를 강조하고, 예술과 예술가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기능을 지원한다. 지역 환경에 부합하고 거주민과 직접적으로 연계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현대미술 작가들과 진행하고 있다.

기획: 아담 서덜랜드
디자인: 자일스 라운드
목공: 샘 클라크
조경: 존 앳킨슨
식품 개발: 마리아 벤자민
프로덕션 보조: 안민욱


그라이즈데일 아츠, <공동의 장, 예술의 유익함을 생각하는 예술위원회>, 2014, 화강암 계단; 모래놀이터와 스트리트 퍼니처; 지역 생산품 판매 상점.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커미션.

안양예술공원

야외 공동의 장은 안양파빌리온 맞은편, 삼성천 건너에 위치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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