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NYANG PUBLIC AR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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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투 페이스

안소니 맥콜의 <페이스 투 페이스>는 지난 십여 년간 공공미술조각과 야외설치작품의 한계를 경험해온 APAP가 새롭게 제안하는 공공예술이다. 4회 APAP는 예술에 대한 관객의 경계심을 해제할 수 있는 단서를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미디어 속에서 찾고자 했으며, 그 과정에서 안소니 맥콜이 영화 미디어를 해석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그의 작업은 영화라는 현상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미디어 자체로서의 영화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1973년작 <원추를 그리는 선>에서 작가는 미술과 영화라는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며 빛을 하나의 조각이자 설치, 그리고 미디어로 이해하면서 ‘견고한 빛’이라는 개념을 정착시킨다.

암전 속에서 출몰하는 견고한 빛은 마치 움직이는 고형의 물질처럼 우리 신체에 부딪힌다. 이는 일상적 관행이나 움직임을 단절시키면서 깊은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영화관의 영화에서 줄거리나 내용보다도 스크린에 투사되는 빛이 우리 감각과 지각에 변화를 일으키듯이, 그리고 동굴 속으로 스며든 자연광이나 번개가 벽화를 살아 움직이게 만들듯이, 견고한 빛은 영화와 미술이 미디어로서 작동하는 경험을 ‘순수하게’ 뽑아낸다.

김중업박물관 안양사지관 2층에 전시되는 이 작업은 역사의 암흑 위로 빛의 움직임을 호출함으로써, 공공적 층위 속으로 개인의 시간을 불러들인다. 견고한 빛은 원과 선 그리고 원추형을 하나로 잇는데, 이는 플라톤의 기하학, 천문학 이론, 그리고 시각적 원형을 완벽한 형태로 인식하는 고대 물리학을 연상시킨다. 한편, 인공 안개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빛은 체험과 실재 사이에 혼란을 야기하며, 촉각적 시각의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투명한 광선은 상징 원형의 세계를 형성하는 한편, 그 추상화된 빛의 풍경 사이로 관객의 움직임이 교차하며 개별적인 고유의 시간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빛, 어둠, 안개, 신체, 그리고 움직임이라는 구성 요소와 그 상영 조건이 상호작용하면서 역사적 공간 자체가 곧 하나의 작품으로 변모하게 된다.

또한 영화에서 시작하여 삼차원의 유동하는 비물질 조각이 되었다가 다시 평면에 투과되는 이차원의 드로잉 이미지가 되는 등, <페이스 투 페이스>는 접힌 시간과 불연속적인 역사를 예술 장르적으로 해석한 작품이 되기도 한다. 천여 년 전의 안양사의 존재를 드러내는 유구들이 당대 건축물을 크기와 형태를 추정하게 해주는 견고한 시각적 틀이듯이, 김중업관의 창문틀이 근대화를 거쳐가는 건축가의 이상을 추측하게 해주는 모듈이듯이, 이 작품의 기하학적 빛은 미디어의 동시대성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 관측하게 해준다.

안소니 맥콜 Anthony McCall

칠십 년대 영국 실험영화의 중심 인물로 활동하다, 약 이십 년간의 공백기 후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영화가 갖는 매체적 특성, 상영 시에만 존재하게 된다는 존재론적 속성, 그리고 영화를 경험하는 삼 차원의 공간에 주목하여, 간결한 빛의 형태와 느린 시간 흐름만을 사용해 영화의 개념을 구현한다. <Beyond Cinema: the Art of Projection>(함부르크 반호프, 베를린, 2006-7), <The Cinema Effect: Illusion, Reality and the Projected Image>(허시혼 미술관, 워싱턴DC, 2008), <On Line>(MoMA, 뉴욕, 2010-11)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테크니션: 이안 무어헤드


안소니 맥콜, <페이스 투 페이스>, 2013, 컴퓨터, 퀵타임무비 파일, 프로젝션 스크린 2대, 비디오 프로젝터 2개, 포그머신 2대; 2채널 프로젝션, 수평 설치; 30분, 루프.

김중업박물관 안양사지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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