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

Public Art

한국에서 공공미술이 제도적으로 자리잡은 것은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 또는 증축할 때 건축비용의 1% 이상을 미술장식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1995년부터이다. 우리가 공공미술이라 하면 쉽게 대형 건물 앞의 조각 작품을 떠올리는 것은 이 제도에 힘입은 바가 크다.

서구 사회에서도 공공미술은 ‘건축 속의 미술’에서 시작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공공미술은 건물의 그늘에서 벗어나 공공장소 속으로 영역을 넓혀갔지만, 크기를 제외하면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조각작품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주변환경과는 무관하게 ‘물에 풍덩 떨어지듯’ 공공장소에 설치했다는 의미에서 ‘플롭 아트(Plop Art)’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1970년대 중반 미국의 국립예술기금은 공공미술에 “해당 장소에 적합한”이라는 조건을 더했다. 공공미술의 장식적 기능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미술가들은 도로 시설물이나 건축물을 대신하는 미술작품을 만들며 공공장소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공공미술의 사회적 책임을 실용적인 사물을 제공하는 것으로 축소하는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서구 사회에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이 등장한 것은 1980년대 후반이었다. 수잔 레이시는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을 “전통적 또는 비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여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객과 함께 그들의 삶과 직접 관련된 쟁점에 관하여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각예술”로 정의했다.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은 공공미술 자체의 패러다임 변화와 제도화한 모더니즘 미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대안 미술의 역사가 교차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서구 사회에서 겪은 공공미술의 패러다임 변화를 압축적으로 경험했다. ‘건축물 미술장식법’에 따라 도시 곳곳에 조각 작품을 설치하는 동시에, 미술가가 건축가, 디자이너와 협력하여 편의시설을 만들기도 하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역 문화와 역사적 기억들을 되살리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공공미술은 현대미술의 가장 논쟁적인 현재진행형의 동사이다.

정주영 JuYoung Jung ∙ 글

미술이론을 공부하고 한국의 근대 시기 미술대중화론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술경영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2007)를 시작으로 한국미술이론학회 간사(2007), 대한항공 산하 일우재단의 연구원(2012)으로 일했다. 특별히 아시아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그에 관한 비평적 글쓰기를 모색하고 있다.

이제 Leeje ∙ 일러스트레이션

그림 안의 세계를 통해 그림 밖의 세계가 조금 더 살만한 곳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작업한다. 일상 속 개인들의 욕망, 절망, 희망이 교차되는 지점들에 관심이 많다. 개인전 <여기, 지금>(OCI 미술관, 2010)과 아트 스페이스 풀, PKM갤러리, 갤러리현대 등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현재 작가 한수자와 함께 2Y2W2V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자 Han Sue-ja ∙ 일러스트레이션

만화와 일러스트, 그룹 전시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 그룹의 일원으로 <폭식>(인사미술공간, 서울, 2005), <네버엔딩스토리 고우영>(아르코 미술관, 서울, 2008), <성[城]>(토탈미술관, 서울, 2009), <풍년슈퍼캠프>(예술과 텃밭, 2012) 등에 참여하였다.

어휘록 ∙ Glossary

4회 APAP는 공공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층위의 주제어들을 선정하여, 각각에 대한 설명 또는 해석의 글을 생산한다. 어휘록의 주제어는 4회 APAP뿐만 아니라 지난 1, 2, 3회 APAP에서 다루었던 공공예술의 주요 개념, 작가와 이론가, 사업 등 다양한 층위를 포함한다. 한편 주제어 설명 글은 이제, 한수자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APAP의 새로운 웹사이트와 연동하여 매주 하나씩 업데이트한다.

어휘록 소개

아카이브

애초에 아카이브 구축이 4회 APAP의 주요 의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십여 년 동안 격년 혹은 3년마다 행사를 치르면서 작품 철수 논의가 격화되었고, 이에 따라 사라...

미디어 이론들

전통적으로 미술작품은 미디어를 기준으로 식별해 왔다. 그러나 현대미술의 경우 하나의 작품에 여러 미디어가 섞여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미술의 영역에 속하지 않던 미디어...

사회 참여적 예술

3회 APAP의 참여작가이기도 한 릭 로우는 1993년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저소득층 아프리카계 미국인 거주지역에 방치되어있던 주택 몇 채를 사들였다. 사회 참여적 예...

스토리텔링

이야기의 위기는 꽤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1936년 무렵에도 제대로 무언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벤야민은 이야기...

퍼블릭 액세스

미디어 운동의 한 갈래인 퍼블릭 액세스는 매스미디어의 지면이나 시간 혹은 채널 일부를 개방해 공중(公衆)이 프로그램의 기획이나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공유재, 공동의 장

여기 누구나 가축을 이끌고 와 마음껏 먹일 수 있는 풀이 무성한 목초지가 있다. 당연히 목동들은 가능한 많은 가축을 이곳에 풀어놓고 풀을 뜯게 할 것이다. 미국의 생물학자...

유토피아

토마스 모어가 처음 사용한 용어인 유토피아는 ‘없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ou’와 장소를 의미하는 ‘topos’를 합쳐서 만든 말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을 뜻하...

아이디어 스토어

아이디어 스토어는 4회 APAP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공원도서관이 영감을 받은 런던의 공공도서관이다. 아이디어 스토어가 위치한 타워 햄릿츠 구는 영국에서 네 번째로 빈곤...

평촌

대한민국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평촌 신도시의 역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 6공화국이 출범한 지 3개월 후, 노태우 대통령은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걸...

어펙트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영화 속 사건들과 깊숙이 연결된 느낌을 받곤 한다. 전쟁의 현장을 실감나게 묘사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8년 영화 〈라이언...

오픈 소스

오픈 소스란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개량하고 재배포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 코드를 무상으로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를 ...

공공미술

한국에서 공공미술이 제도적으로 자리잡은 것은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 또는 증축할 때 건축비용의 1% 이상을 미술장식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