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NYANG PUBLIC ART PROJECT

지금/여기 4회보기
Mu8

4회 APAP가 주목하는 퍼블릭 미디어의 긍정적 능력 중 하나는 예술작품이 놓여진 환경을 변모시키고 퍼블릭이 그 장소에 개입하는 경로를 변형시킨다는 점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작가 후지코 나카야를 초청하여, 그가 건축가 겸 프로그램 디자이너인 더블네거티스브 아키텍처(dNA)의 소타 이치카와와 함께 완성한 안개 설치물 <무>를 소개한다.

후지코 나카야는 일찍이 안개를 조각의 질료로 재발견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안개 조각은 작가 개인의 창작물이라기보다는, 물과 대기, 공기의 흐름과 시간, 그리고 작가의 절묘한 협업이 만들어내는 정교하면서도 우연적인 작품이다. 지형의 형태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온도, 습도, 바람 등의 영향에 따라서 인공 안개의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람이 많은 날에는 파도처럼 하늘로 솟았다가, 잔잔한 날에는 고요한 상태로 머물며 지표면 위를 감싼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면 안개는 바다를 이룬다.

김중업박물관의 중초사지터에 설치된 <무>는 안개를 만들어내는 펌프, 노즐 등 기기 설비, 그리고 시스템 운영공간인 펌프룸으로 구성된다. 바람의 속도와 방향, 기온과 습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기상감지기는 사이트 내에 자리한 가로등 높이 부착된다. 한편 지면 아래에 매설된 다채널의 안개 노즐은 dNA가 디자인한 밸브 컨트롤 시스템으로 조정되는데, 바로 이 미세한 노즐을 통해 인공 안개가 생성, 발산된다.

인공 안개는 장소의 중심부에 있는 가상의 대상을 향하여 퍼져나가도록 설계되었다. 이 대상의 위치는 기상감지기가 읽는 실시간 데이터에 반응하면서 이동하며, 안개의 양과 방향 역시 그에 맞추어 시시각각 변모한다. 이를 통해 안개 풍경은 임의적으로 머물고 흩어지는 듯 보이면서도, 전체적인 균형과 항상성을 유지하며 주변 풍경을 변모시킨다. 

후지코 나카야와 dNA는 4회 APAP 전시와 주변환경에 부합되는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안양예술공원 일대, 김중업박물관 부지와 안양파빌리온 그리고 안양시내 곳곳을 탐사한 후, 최종적으로 김중업박물관 안양사지관 앞마당에 작품 설치를 결정했다. 이곳은 문화재보존구역과 인접해 있어 여러 가지 제약을 받았으나, 작가들은 안개를 보다 입체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새로운 작동방식을 고안하였다. 손에 잡히지 않는 안개를 반복적으로 생성해내는 이 작업은 혼재되고 중첩된 역사의 흔적을 오랫동안 감추고 있었던 이 장소의 특성을 투영하며, 어느 곳에도 실재하지 않는 이상향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마치 수은이 분산되었다가 다시 모이며 그 자체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완전체의 형상에서 착안했다는 이 작품의 제목은 “mercurial unfolding(수은의 전개)”의 영문 약어이자, 안개(霧)와 없음(無)을 동시에 뜻한다. 

후지코 나카야 Fujiko Nakaya

자연의 반복적인 생성과 소멸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흩어져 사라지는 무형의 안개 조각을 70년대부터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해왔다. 인공적 또는 자연적 환경, 우연적인 요소 등에 반응하고 적응하는 인공 안개의 속성을 적극 활용하여, 여러 분야와 세대의 미디어아티스트들과 활발하게 협업해왔다. 작가의 안개 조각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호주 국립갤러리 등에 영구 설치되어 있으며, 싱가포르 비엔날레,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상하이 엑스포 등 다수의 행사에서도 소개되었다.

더블네거티브스 아키텍처 doubleNegatives Architecture

줄여서 dNA라고도 불리는 더블네거티브스 아키텍처는 건축가, 미술작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자, 음악가 등이 모여 활동하는 건축 그룹이다. 건축이란 공간을 측정하고 형성하는 것이라는 생각 하에 건축을 개념적, 기술적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한다.

엔지니어: 사다히코 니시자와
테크니션: 시로 야마모토
프로덕션 매니저: 사야카 시마다
프로덕션 보조: 감윤경
통번역: 조문주


후지코 나카야 + 더블네거티브스 아키텍처, <무>, 2014. 노즐 360개, 펌프시스템 2대, 밸브 6개, 컴퓨터 운영시스템, 풍속계, 온도계, 한 변이 8m인 육각형.

운영시간

오전 11시 - 오후 6시
월요일 - 금요일: 매시 정각마다 10분 씩
토요일 - 일요일: 매시 정각, 30분마다 10분 씩 

김중업박물관

본 작품은 김중업박물관 중앙의 마당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Icon eye 7668ebdb0f763f7a3f199cb8d92b8952e07ab892677c09be852a8aba3978304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