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NYANG PUBLIC AR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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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lips7

튜울립

4회 APAP의 주요 사이트인 안양예술공원 입구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산세를 채 느끼기도 전에 등산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식당 간판이나 알록달록한 사인물, 가게마다 울려 퍼지는 흘러간 가요 소리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한편 근대 산업사회의 상징 같은 유유산업의 옛 굴뚝과 벽돌 건물이 남아 있고, 그 뒤로는 오래된 동네의 구불구불한 골목, 주택, 교회, 절 등이 들어서 있으며, 사뭇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백색의 안양파빌리온 건물도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이질적 요소들을 받아들인 뒤에야, 곁으로 삼성천 계곡물이 흐르고 멀리 산등성이들이 겹겹이 어우러져 그리는 주변 정취가 눈에 들어온다. <튜울립>은 바로 이 안양예술공원이라는 장소와 이 장소에 대한 기억을 주제로 만든 영상 작업이다.

작업을 끌고 가는 주요 내러티브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안양예술공원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을 만나 진행한 인터뷰, 두 번째는 이 지역을 읽기 위한 도구로서 풍수지리학자나 지역운동가가 풀어 놓는 이야깃거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양의 여성들로 구성된 동인 안양시학과 함께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다. 이 내러티브들은 서로 얽히고 설키며 어느 정도의 줄거리를 전달하지만, 결국에는 작가가 이곳에 대해 말하고 싶은 어떤 인상으로 기능한다.

<튜울립>이 전하는 인상을 가늠해 보는 강력한 단서는 풍경인데, 여기에서 풍경은 기존의 질서나 자연의 경치를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때 안양유원지로 불리던 이 장소에서 살아 움직이는 촉각적, 청각적 요소들로 구체화되는 감성의 풍경이다. 촉각의 풍경을 제시하는 것은 계곡 바닥에 쌓여있는 돌멩이, 시인들의 손마다 쥐어져 있는 펜이나, 계절마다 변화하는 나뭇잎이다. 그런 한편 낭랑한 음성의 시 낭송, 적절한 시어를 끄집어 내지 못한 아쉬움의 탄성, 바로 엊그제만 같던 기억의 한 자락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땅의 성격을 읽어주는 학자의 거친 목소리는 서로와 섞이며 청각적인 혼돈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러한 감각적인 요소들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선언하기보다는,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갈망해 온 아름다움에 대하여 되물으며 끝을 맺는다.

작품 제목은 미국의 여성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튤립」(1960)에서 따왔다.

업데이트



  • Jialee 1213 280

    그 사람의 마음, 낡은 시 안양파빌리온


    12/13

    <그 사람의 마음, 낡은 시>는 지난 2개월간 작가 이지아의 작품 프로덕션에 참여한 안양시학 회원들의 시 낭송회입니다. 안양시학 회원들과 함께한 <안양예술공원 '읽고, 보고, 걷고, 쓰고, 듣기'>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 이지아는 그들을 사로잡는 어떤 주제들, 점점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창작의 욕구들, 그 동안 성공했거나 실패했다고 믿으려 했던 어떤 시도들, 그들이 사랑하는 문학과 시로 인한 쓸쓸함, 그리고 창작의 진실성에 관한 본질적인 한계와 어떤 가능성에서 더 많은 의미와 이야기를 찾게 됩니다. 90분간 이어지는 자작시 낭송의 자리가 그들이 만들어 내는 잔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본 행사는 1부(오후 4:00 - 오후 4:40)와 2부(오후 4:40 - 오후 5:30)로 나누어 진행되며, 안양시학 회원들의 시 12편의 낭송 외에도 조인호 시인의 시낭송과 영상 스크리닝이 있을 예정입니다. 

    ≈ <그 사람의 마음, 낡은 시>의 자세한 내용과 사진을 보시려면 아래의 "기록 보러가기"를 클릭해주세요. 


  • Jialee 0927 280

    안양예술공원 '읽고, 보고, 걷고, 쓰고, 듣기'


    09/27 - 11/22

    안양예술공원은 삼성산과 관악산이 어우러지는 깊은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계곡, 주변의 전통사찰, 관악산 등산로로 유명한 휴양지입니다. 안양시는 일제시대를 거쳐 1960년대까지 전국적인 명소로 이름을 날렸던 안양유원지를 정비하기 위해 2003년 주거환경개선사업과 2005년의 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안양예술공원으로 그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아직은 많은 이들에게 안양유원지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이 곳에서, 4회 APAP 참여작가인 이지아는 하나의 장소에 담겨있는 다층적 이야기와 상징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 상징에 다가가기 위해, 작업 과정에서 만난 안양시학의 회원들과 함께 <안양예술공원 '읽고, 보고, 걷고, 쓰고, 듣기'> 프로그램을 6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 <안양예술공원 '읽고, 보고, 걷고, 쓰고, 듣기'>의 자세한 내용과 사진을 보시려면 아래의 "기록 보러가기"를 클릭해주세요. 


이지아 Lee Jia

영상미술만의 언어를 탐구하는 작가. 동두천, 인천 등 도시 곳곳의 작은 풍경을 배경으로, 그 속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낭만과 정서를 추적해왔다. 2012년 <이어도>, <타령>, <춘맹>으로 구성된 영상 삼부작인 <진경별유풍경>(좀처럼 보기 힘든 아주 좋은 풍경이라는 뜻)을 발표했다. 

안양시학: 노희경, 류순희, 장정욱, 조은숙, 한인실, 허인혜
사전 프로그램 강연: 시인 조인호
풍수 자문: 연성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김정수
인터뷰: 정군례
촬영: 천은호, 정기훈, 김기삼
자료 정리 및 편집: 김서후, 이보미
타이틀 그래픽: 이정훈
이미지 출처: 안양포토갤러리, APAP 아카이브


이지아, <튜울립>, 2014, 단채널 영상, 15분, 컬러, 사운드; 디지털 프린트 12개, A4. 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커미션.

김중업박물관 문화누리관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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